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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의 방향성에 대하여...

Guk developer 2021. 6. 7. 20:57

오늘은 '수강신청의 방향성'에 대한 저의 짧은 소견을 써 내려가려 합니다.

 

수강신청, 흔히들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뽑히죠.

대학생들은 본질적으로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의 지위이고, 그렇기에 대학에서 제공하는 여러 수업 중에서 수강신청이라는 제도를 통해 한 학기 동안 본인이 들을 강의를 선택하게 됩니다.

대학마다 수강신청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선착순'의 원리를 기본으로 합니다.

'선착순'이라는 원리에 대해 이것이 공정하냐 불공정하냐의 논란이 있지만 제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수강신청 전 '어떤 수업을 들어야지?" 고민하는 단계에 관해서입니다.

 

제가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수강신청했을 때 느낀 점은 대학에 정말 강의가 많다는 것입니다.

중, 고등학교 때도 소수 원하는 과목을 선택했던 경험은 있었지만 대학에서는 강의 날짜, 과제량, 교수님 성향 등을 고려해서 동일한 과목이라 할지라도 여러 교수님들이 한 과목을 맡으시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강의를 수강신청이라는 제도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선택지 때문에, 학생들은 특정한 기준으로 자신들이 듣고자 하는 강의를 간추리게 되는데, 이때 개인마다 중요시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존재하겠지만 대학생들끼리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학점'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점'을 받기 쉬운 강의를 선택하고자 노력합니다.

'학점'은 취업 시 기업 등에서 학생의 성실도 및 학과에 대한 전문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또 장학금, 복수전공 등 대학생들이 교내, 교외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선정하는 기준으로도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특히 취업 난, 블라인드 제도 등의 영향으로 출신 대학 이름 자체가 취업에 미치는 경쟁력이 약해짐에 따라 대학에서의 성적인 학점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또 복수전공, 부전공이 마치 필수 스펙인 것처럼 여겨지는 대학가의 분위기?(적어도 제가 재학 중인 대학교에서 제가 느끼기에는 말이죠) 때문에 학생들이 학점에 목 매이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기 있는 학과를 복수 전공하기 위해서는 학점이 높아야지 복수전공 지원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적어도 신입생들은 1학년 때 공부를 안한다."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라고 불리는 것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영향 때문에, 학생들은 자연스레 '학점을 잘 주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찾게 되고 이러한 강의들이 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해져 이른바 '꿀강'이라고 불리는 강의 군이 탄생합니다.

'꿀강'은 대학생 사이에서 통용되는 용어인데요.

마치 꿀을 먹을 때 느끼는 달콤함처럼, '적은 노력대비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강의'가 학생들에게 '큰 매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네이밍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대학생은 고등학생, 중학생과 달리 공부에만 온 시간을 쏟지 않습니다. 성인이 됨으로써 얻은 자유를 최대한 즐기고자 하고 또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는 때이죠.과외를 비롯한 각종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싶고, 대학 친구들과 만나 술자리도 가지고 싶고, 고등학교 때는 해보지 못했던 나만의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습니다. 사실 이것들을 학기 중에 학업이랑 병행하는 것이 일반 대학생 입장에서 영 쉽지 않습니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데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과제와 노력을 요구하는 대학 강의는 학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죠. 설령 그 과목이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강의,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강의임에도 말이죠.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거 같은데요. "어짜피 모두 상대평가로 성적을 매기지 않나? 교수님마다 성적 분포가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날 수 있나?"

하지만 교수님들마다 A, B, C 상대평가 A, B, C의 비율도 다른 경우가 있고, 또 A를 주시더라도 A+를 주로 주시냐 아니면 A0를 주로 주시냐 등 작은 차이들이 존재합니다.

또 절대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과목들도 있고요. 

고등학교 내신, 모의고사처럼 4% 1등급, 11% 2등급 등과 같이 절대적인 기준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교수님들마다 학점을 주시는 성향이 제각각이기에 학생들은 자연스레 학점을 잘 주시는 교수님들의 강의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대학에 와서 처음 수강신청을 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요. 정말 넘쳐나는 강의 선택지에 며칠을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커뮤니티, 학교 구성원들은 꿀강을 추천해주었습니다, 또 주변 친구들의 선택지도 비슷하더라고요.

저도 자연스레 꿀강들을 찾아서 들었고요. 물론 수강신청 당시 저의 호기심, 관심분야, 진로 등 복합적인 요인을 종합해서 결정한 것도 있었지만 그 모든 기준 위에 '학점'이 다른 모든 기준을 지배했습니다.

 

그렇게 신청한 7개의 과목과 대학에서 첫 학기를 보내게 됐고,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실망했습니다.

수업 컨텐츠 자체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는 대학에서 학습하는 내용과 그 시간을 사용하는 저의 마음에 대한 실망이었습니다.

 

제가 관심있는 내용이 아니다 보니까 수업에 집중하려고 노력해도 쉽지가 않더군요.

고등학생 때 대학이라는 목표 하에 전과목을 공부했던 예전과는 달리 제가 원했던 공부를 대학에서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일종의 자괴감? 허탈감? 같은 것을 느끼더라고요.

 

아무리 학점을 받기 쉬운 강의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과제, 시험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조차 하기 싫어지는 그런 패닉 현상을 겪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사춘기가 20살에 늦바람 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대학을 단순히 '취업 공장'의 의미를 넘어 '학문의 장'으로 바라보았던 저의 시선에서는 저의 선택이 부끄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오늘 저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것입니다.

"본인의 관심과 열정이 학점이라는 우선순위보다 높게 강의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라"

개인적으로도 학점이 대학생에게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점수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만 점수는 또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 점수에 너무 목 매이다 보면 오히려 원하고자 했던 점수를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사례처럼 관심과 열정 위에 학점 관리라는 날카롭고 무서운 기준이 자리잡고 있다면 대학에서 공부하는 순간이 결코 즐겁고 뿌듯하지 않을 것입니다. 깊은 관심과 뜨거운 열정은 충분히 보다 까다로운 학점 커트라인을 깨고도 남을 만큼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점이라는 엄격한 기준 이전에 여러분의 마음이 가는 수업을 찾아보고 고심 끝에 한 학기 동안 학습할 강의를 고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의 수업이 단순히 학점과 졸업을 하기 위해 강제로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고 일깨워줄 자극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너무 맞는 말만 갖다 쓴 것이 아닌가 싶네요...그래도 저는 앞으로의 대학 수업을 보다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자세로 들어보려고 합니다.또 이렇게 듣다 보면 또 깨우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상으로 수강신청의 방향성에 대한 저의 짧은 소견을 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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